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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성]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의성 산수유 꽃 피는 마을

사료주는남자 2020. 4. 1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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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봄을 알리는 꽃으로 동백꽃이 가장 유명하지만 실상 내륙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봄꽃이라면 산수유 꽃이 있을 것이다. 내가 사는 의성에는 산수유로 유명한 동네인 "산수유 꽃 피는 마을"이 있다. 옛날에는 이런 이름이 아닌 화전리라는 이름으로 불렸었는데 대략 10년 전쯤 이곳을 개발하면서 "산수유 꽃 피는 마을"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이곳을 갈 때만 해도 길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의성은 경북에서도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서 접근하기가 힘든 편인데 이곳은 그런 의성읍에서도 10-15분 정도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 가까워져 가면서 점점 산수유나무들이 나타나고 작은 나무에서 큰 나무로 점점 커지는 재밌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원래는 매년 3월에 행해지는 산수유꽃 축제로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어야했지만 코로나 19라는 재해로 인해 많은 행사가 취소되면서 이곳도 그렇게 되었다. 어쩌면 이곳 마을의 주요한 수입 중 하나였던 산수유꽃 축제가 마을 주민들에게는 큰 타격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산책길 중간중간 몇몇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거닐고 있었다. 어둑해져서 빨리 대충 사진만 찍고 가려고 마을회관까지 올라갔는데 마을분들이 노점을 하던 것을 치우고 계셨다. 의성군의 모든 시장은 노점을 단속하여서 못하는데 이곳은 특별히 단속이나 계도가 없었나 보다.

 올해는 밭을 가꾸는 농민들은 관광객들이 적어서 일하는데 번거롭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을 찍겠다고 울타리를 쳐놓은 남의 밭에 함부로 들어가 사진을 찍는 이들이 너무 많아서 같은 농민으로서 정말 짜증 났었으니깐. 정말 남들을 배려하지 않은 관광객들은 화가 난다. 그 사람들은 자신 한 명이 들어가서 찍은 것이겠지만 일주일 동안 그런 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산수유나무는 이곳 사람들의 조상들이 생존을 위해 심은 것이 후손에게 남겨준 것이다. 마을 이름인 화전에서 나오듯이 척박한 이곳을 개간하면서 흙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산수유나무를 심고 그 산수유에서 약재로 쓰일 산수유까지 받았는데 이제는 관광객을 유치해주는 또 다른 수익원으로 만들어 줬으니 말이다.

 때문에 산수유 마을의 나무들은 수령이 200-300년 된 나무들이 많아서 산수유나무 치고는 엄청 크다. 산수유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서 그렇게 빨리 자라지 않아서 수백 년 된 나무를 보면 별로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그 역사를 생각해보면 정말 멋져 보이게 된다.

 봄꽃이 한창인 3-4월에 오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사람도 적고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산수유가 익어갈 때 오는 것을 매우 매우 추천한다. 왜 산수유 꽃 축제 말고도 그냥 산수유 축제는 안 하는지 모르겠다. 매력도 있고 산수유꽃 축제보다 더 수익을 낼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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