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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중문]제주 3대 폭포가 있는 곳. 천제연

사료주는남자 2019. 9. 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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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에서 밥 먹고 열심히 널브러져 있다가 나가려 했는데 평소의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심심한 마음에 좀 일찍 호텔을 나섰다. 원래 계획은 바로 황우지 해안으로 향하려 했는데 비가 왔다 갔다 하니 추울듯하여 좀 기다리는 마음으로 일단 중문으로 향했다. 가면서 고민해봤는데 대학시절 친구와 갔던 천제연이 떠오르더라.

  더운 한여름인데다가 비도 오고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없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는데 예전만 못한가 싶어서 검색 좀 하니 다른 분들의 인스타나 이런 곳에 꽤 사람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는 운이 좋았는 것일 수도. 아님 주차장이 너무 넓어서 한가하다고 느꼈을 수 도 있을듯하다. 입장료에 비해 꽤 규모가 커서 준비 잘하고 돌아봐야 한다. 특히 여름엔... 어디든 힘들지...

  화장실 또한 들어서면 없기 때문에 미리 갔다오는 것이 좋다. 아, 물도 한 개 정도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다. 대략 30-40분 정도 걸리는데 걷고 구경하고 쉬다 보면 1시간 정도가 넉넉할 듯하다. 그냥 평지라면 그렇게 긴 동선은 아니지만 계단이 너무 많아도 너무 많다. 대략 동선의 80% 정도가... 그래서 중간중간 의자가 많다. 나이가 많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오거나 아이들 유모차를 가져온다면 잘 생각해보고 하자. 내가 고생하든 가족 누군가가 고생하든... 다행인 건 숲이 울창하다 보니 햇빛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실제로 1, 2 폭포만 구경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솔직히 3폭포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나 보다.

  폭포는 상중하로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위에서부터 1, 2, 3으로 나뉜다. 1 폭포는 입구에서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만날 수 있다. 1 폭포는 위에 위치한 하천이 넘쳐야 하기에 일정량의 비가 와야만 볼 수 있다. 내가 간 날도 비가 오기는 했는데 그렇게 많은 비가 오지 않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폭포가 없는 데다가 사람까지 없어서 고요한 천제연을 혼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천제연은 하느님의 못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좀 괜찮은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선녀의 설화를 가지고 있다. 주변으로는 주상절리가 둘러싸고 있고 푸르른 물을 간직하고 있는데 수영하기엔 상당히 위험하다. 깊이가 21미터로 객기 부리지 말자.

  이 폭포들이 몰려있는 계곡은 한라산에서 중문천으로 이어지는 계곡인데 이를 천제연 난대림지대로 천연기념물 378호로 지정되어있다. 그래서 육지에서 만나기 힘든 수목들이 울창하게 둘러싸고 있어서 좋았다. 종종 독성을 가진 식물에 대한 경고판이 있으니 주의하자. 확실히 따뜻한 기후 쪽으로 내려오면 독초들이 자라기 더 좋은 환경을 가지게 되나 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데크 옆으로 조그만 수로가 놓여있다. 이 물길이 구한말 때 제주의 논에 물을 대어다 놓기 위한 수로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구한말이면 폭약을 써서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바위를 달궈서 깨뜨리는 방식으로 온도 편차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런 방식이라면 물길을 만들 때 어마어마하게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문 관광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꽤 인기가 많을 것 같지만 막상 천지연이나 정방 폭포보다는 네임드가 약하다. 아무래도 접근하기 힘들고 강렬한 느낌이 없어서 일까? 조용하고 제주의 자연을 느끼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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