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mic BUSAN

[부산/남구]홍매화, 봄을 전달해주는 전령. UN기념공원

사료주는남자 2020. 2. 3. 11:01
728x90

 약속했던 시간보다 일찍 부산에 도착해서 시간이 좀 남아 그나마 근처에 있어서 가볼만하다고 판단한 이기대로 향하는 길이었다. 가는 도중 표지판에 UN기념공원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저길 가보자고 계획변경.

 길 건너편 부산문화회관에 결혼식도 가고 했는데 건너편에 있는걸 알면서도 가보지 못했던 공원. 언젠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외국인들이 찾아가보는 것을 보고 좀 부끄러웠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꼭 찾아가봐야지했는데. 우연히 찾아가게 되었네.

 공원이지만 아직 겨울이라서 싸늘하게 느껴진다. 특히나 한국을 위해 싸우신 분들이 누워 계신 곳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이번 겨울이 다른 겨울에 비해 따뜻하긴 했지만 이날은 좀 추운편이어서인지 사람들도 없고 문을 닫을 시간인 5시가 다 되어가서인가 국기도 하강식을 마친 후 였다.

 남쪽 겨울꽃의 상징인 동백이 그나마 공원을 화사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불과 남북으로 백몇킬로의 차이지만 기후는 확 바뀌나보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보지 못하는 식생물을 많이 볼 수 있다는건 재밌는 볼거리.

 공원에 처음 방문하게 된다면 좌측에 놓인 안내문을 들고 다니면 좋을 듯하다. 이왕이면 하나하나 의미를 알고 다니면서 새겨본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 수로는 도은트 수로라고 하는데 공원에 안장된 최연소자(17세)인 호주 병사의 성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묘역과 녹지지역의 경계라는 뜻으로 생성되어있는데 엄청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신성한 선 같다고 해야할까?

 도은트 수로를 지나니 어디선가 꽃향기가 난다. 처음 맡아보는 향. 가까이가보니 딱 두그루의 나무에서 꽃을 틔웠다. 꽤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포토라인이 그어져 있는 상황. 꽤 유명한 곳이네 하면서 사진을 찍어나갔다.

 나중에 오신 분에게 여쭈니 '홍매화'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덧붙이신 말은 부산에서 가장 먼저 홍매화를 틔우는 곳이라고.

 그래서일까 더 의미가 남다르다. 추운 겨울 누워계신분들에게 봄이 오고 있다고 알려주는 홍매화라. 멋졌다.

 퇴장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유엔공원을 반 밖에 못 돌아보았지만 다음에 여유가 된다면 천천히 이곳을 느껴보고 싶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교육의 장으로 이만큼 의미가 있는 곳이 잘 없을테니 더더욱더.

728x90